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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드는 작은 기적, 소방차 길 터주기

기고/ 유충섭 천안서북소방서 서부119안전센터장

등록일 2019년12월0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특별한 생일을 가진 아이가 있다. 지금쯤 엄마품에서 곤히 잠들고 있을 그 주인공은 지난 10월2일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 환자를 이송하던 서부119안전센터 구급차 안에서 탄생한 기적과도 같은 아기이다. 도로 위 구급차에서 임부와 아기 모두 건강한 상태로 분만을 유도한 구급대원들이 대견하고 고맙다.

그런데 필자는 이 사례를 다시한번 되새겨보면서 숨은 조력자가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는 바로 이송 당시 구급차를 보고 차를 비켜준 시민들이다. 길을 양보해준 아주 작은 행동이 자칫 생명이 위험할 뻔했던 임부와 아기를 구한 것이다.

현재 천안서북소방서 소방차가 2019년 1월부터 9월간 신고접수부터 현장도착까지의 평균시간은 5분43초(충남평균 7분)로 다소 빠른 도착시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도시권 내 터미널과 같은 다중인구 밀집장소 또는 출퇴근 시간이면 긴급한 환자를 태우고도 오가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 구급차는 울음 섞인 사이렌만 울릴 뿐이다. 이 때 모세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소방차 길터주기 도움이 있다면 도착평균시간은 5분, 4분30초, 4분으로 감소될 것이다.

‘골든타임’에 대해 들어보았는가? 심폐소생술로 심장기능을 되살려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시간 ‘4분’을 의미한다. 시간은 소방차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무심히 흘러가는 시간 속 골든타임에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어쩌면 소방차 길 터주기에 달려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소방차 길 터주기는 절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싸이렌 소리가 울리면 듣고 있던 음악이나 통화를 중단하고 백미러나 사이드미러로 확인하고, 긴급차량(소방차·구급차 등)이 접근 시 좌측이나 우측으로 피하면 된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다. 입장을 바꿔서 한번만 생각해보자. 갑작스러운 사고로 당황하고 상처받았을 내 이웃을 위해 교통신호를 한번 더 기다린다는 마음으로 긴급출동 중인 소방차에 길을 양보해준다면 우리사회의 안전망은 보다 굳건해질 것이다. 기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내 가족이, 내 이웃이 안전하고 행복한 일상을 누리는 것. 그것이야말로 기적이다. 그 기적의 시작은 소방차 길 터주기로부터 시작된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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