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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서 잠들고, 아파서 잠깨고

“거짓말처럼 찾아온 유방암 온몸으로…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등록일 2019년10월2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정금란씨의 하루는 이동침대에서 시작한다. 아픔을 견디다 지쳐 힘들게 잠들었지만 더 큰 아픔이 몰려와 또 다시 잠에서 깬다. 잠이 들었다 깨기를 하루에도 수 십 번씩 반복한다.

“건강하고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줄 몰랐어요. 내 손으로 직접 지은 따뜻한 밥 한 끼를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먹을 수 있던 시간들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몰랐어요.”

정금란(47‧가명, 아산시 실옥로)씨의 하루는 이동침대에서 눈뜨면서 시작한다. 아픔을 견디다 지쳐 힘들게 잠들었지만 더 큰 아픔이 몰려와 또 다시 잠에서 깬다. 잠이 들었다 깨기를 하루에도 수 십 번씩 반복한다.

남편이 건네주는 흰 죽 한 수저를 간신히 떠넘기며 오늘 하루도 힘들게 버텼다. 진통제를 복용하기 위해서는 억지로라도 밥을 목으로 넘겨야 한다. 그래야 살 수 있다.

진통제에 의지하며 지나온 날들이 얼마나 지났을까.

눈부신 어느 잔인한 봄날

정금란씨가 유방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2015년 4월 어느 날이다. 온 세상에 봄꽃이 만개하던 그날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들었다. 유방암 발병과 함께 몹쓸 병이 온 몸으로 퍼져 수술이나 항암치료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거짓말처럼 들었던 이 말이 지금까지 정금란씨를 괴롭히고 있다.

정씨는 지금 이동침대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다. 남편의 도움 없이는 화장실까지 이동하기도 힘들다. 혼자 힘으로 움직여 보려고 하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지기라도 하면 더 큰 위험이 닥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민간요법으로 뜸 치료를 계속 받고 있다. 그러나 기적적인 효과나 차도가 보이지 않는다. 마약성분의 진통제를 처방받기 위해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검사받을 비용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정씨 몸에서 암을 감지한지 4년이 지나고, 6개월이 더 지났다.

집안에 돈 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정금란씨 가족은 동갑의 남편과 두 명의 아들이 함께 살고 있다. 정씨가 유방암 판정을 받기 전까지는 넉넉하지는 않지만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행복한 가정이었다.

22살의 큰 아들은 상근예비역으로 아산시내의 한 동사무소에서 대체복무를 하고 있다. 큰 아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엄마가 병에 걸려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취업했다. 지금은 직장생활을 중단하고, 병역의무를 수행 중이다.

작은아들은 현재 고등학교 1학년 재학 중이다. 친구들은 입시학원을 비롯한 대학진학 준비에 정신이 없지만 작은 아들은 집안 형편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학원을 비롯한 다양한 진학준비 활동을 스스로 포기한 것 같다.

두 아들은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밝게 잘 자라 줬다. 그러나 정씨 부부의 두 아들에 대한 미안하고 안타까운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하다.

현재 정금란씨 가족은 아무도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씨가 암 판정을 받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혼자 생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남편은 하던 일을 그만두고 전적으로 정씨의 병간호를 도맡아 하고 있다.

각종 공과금 체납, 단전‧단수 위기

정금란씨 우편함에는 각종 공과금 지로용지와 독촉장이 쌓이고 있다.

공동주택 관리비를 비롯해 도시가스요금, 수도요금, 전기요금, 전화요금 등 언제부터 밀렸는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전기나 수도가 갑자기 끊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렸다. 그러나 언제 부터인가 이런 불안감조차 무뎌지고 있다.

정씨 가족은 현재 기초생활수급 등 각종 지원금 120만원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소한의 식료품 구입비와 교통비 등 필수생활비로도 늘 부족하다.

체납된 각종 공과금도 조금씩 납부해야 하지만 엄두도 나지 않는다. 정씨의 병원비와 약값도 턱없이 부족하다.

하루 24시간 온종일 누워만 있는 병든 정씨와 그의 가족들이 이 어려운 난관을 스스로 헤쳐 나오기에는 어떤 방법으로도 불가능하다.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꿈꾸며

정씨는 요즘 행복을 연습한다. 건강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그 시절의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꿈으로 만난다. 

정씨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큰 아들을 처음 만나던 순간이다. 그때도 아팠지만 그 아픔은 아들을 품에 안는 순간 말끔하게 사라졌다. 아들 혼자는 외로울 것 같아서 동생을 선물했다. 그렇게 4명의 단란한 가족을 완성시켰다.

아들이 엄마를 찾을 때, 걸음마를 배울 때,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진학할 때, 함께 둘러앉아 식사할 때, 4가족이 여행갈 때 더 없이 행복했다.

정씨는 건강한 몸을 되찾으면 할 일을 생각하다 올해 사이버대학 심리상담학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국가장학금까지 받아 학비를 면제받았다. 침대에 누워 건강한 사람도 소화하기 힘든 인터넷 강의를 1주일에 50여 시간동안 수강한다.

정씨는 오늘의 고통을 잊기 위해, 그리고 건강해진 자신의 미래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정씨의 꿈은 ‘부’ 와 ‘명예’가 아니다. 오직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아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건강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가족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정금란씨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함께 응원해 줄 따뜻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충남시사><교차로>는 삶이 벼랑 끝에 내몰린 어려운 이웃을 발굴해 지원하고 응원하는 ‘희망나눔 1004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동행을 위한 1인1구좌(1004원) 기부운동에 시민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후원문의:041-555-5555)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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