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이 발생하면 두근거리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러우며 숨이 차는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만성적인 심방세동은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47세 남성이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한 증상이 자주 발생한다며 내원했다. 그는 발작성 심방세동을 진단받고 항부정맥 약제를 포함한 약물 치료를 받았으나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 그래서 심방세동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술했다. 이후 그는 심방세동 재발증상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심방세동은 가장 흔한 부정맥으로 심방이 조화롭게 수축하지 못하고 심방의 각 부분이 무질서하고 가늘게 떨고 있는 상태를 일컫는다. 이로 인해 맥박이 불규칙하게 된다.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두근거리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러우며 숨이 차는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만성적인 심방세동은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증상 외에도 심방세동은 혈액의 저류 등으로 혈전(피떡)이 심장 안에 생기고 혈전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 뇌졸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심방세동은 심부전이 생길 가능성을 높이며 나아가 생명을 단축시키는 무서운 부정맥 중 하나다.
심방세동은 심전도 검사로 쉽게 진단이 가능하다. 그러나 발작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발작 당시 심전도를 시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해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지속적인 심전도 모니터링으로 심방세동을 포착할 수 있도록 시도해 볼 수 있으나 무엇보다 증상이 있을 때 바로 심전도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방세동은 여러 가지 다른 질환이 연관돼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심장병, 폐질환, 고혈압, 갑상선질환, 당뇨, 수면무호흡 등이 없는지 확인이 필요하고 연관된 질환과 심방세동을 같이 관리해야 한다. 심방세동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혈전 예방 치료를 어떻게 할 것인가? ▶정상 심장 박동으로 돌려놓을 것인가, 아니면 심장박동 수만 조절할 것인가?
예전에 혈전으로 인한 합병증이 있었던 경우나 고령, 심부전, 고혈압, 당뇨 등을 동반하고 있는 환자는 혈전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혈전 예방 치료를 해야한다. 또 정상박동으로 전환하기 위해 일정기간 항 응고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혈전 예방 치료는 혈액을 묽게 하므로 출혈위험성을 키운다. 하지만 대부분 혈전 예방 치료를 권유하는 경우는 출혈의 위험보다는 혈전증으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심방세동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혈전 예방 치료를 어떻게 할 것인가? ▶정상 심장 박동으로 돌려놓을 것인가, 아니면 심장박동 수만 조절할 것인가?
혈전 예방 치료(뇌경색 예방)는 심방세동의 가장 중요한 치료다. 이를 위해 혈액을 묽게 하는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하게 된다. 아무런 증상이 없는데 약물 복용을 권유받는 경우 약물 복용의 필요성을 못 느껴 약물 복용을 거르거나 꺼리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뇌경색은 한번 오면 돌이킬 수 없는 장애를 만들기 때문에 반드시 약물 복용을 잘 따라야 한다.
정상 박동으로 돌려놓는 치료는 대부분 심방세동으로 인한 증상이 심한 경우, 비교적 어린 나이에 발병한 경우, 심방세동 유병기간이 짧은 경우, 심장의 변화가 적은 경우 고려하게 된다. 반대로 나이가 많은 경우, 심방세동 유병기간이 긴 경우, 심방의 변화가 심한 경우는 정상 박동으로 돌려놓기 보다는 심장박동수만 조절하는 것을 고려한다.
정상 심장 박동으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항부정맥 약제를 사용하는 방법, 직류 전기를 이용한 전기 충격 요법, 고주파 전극 도자 절제술 등을 시도한다. 항부정맥 약제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으며 부작용이 많은 편이다. 직류 심율동전환은 일시적으로 정상 심장 박동으로 돌려놓을 수는 있으나 지속적으로 정상 박동을 유지시키기 위해 항부정맥 약제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점에 비해 전극도자 절제술은 정상 심장박동으로 유지시키는 효과가 우수하다. 특히 젊은 사람, 발작성 심방세동, 심장에 구조적인 문제가 적은 경우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방세동에서의 전극도자 절제술은 다른 부정맥과는 다른 복잡한 시술로 특수한 장비(삼차원 심장 지도화 장비)가 필요하다. 예전에는 이러한 장비를 사용하는 비용을 환자가 부담했다. 그러나 지금은 건강보험 보장으로 환자 부담이 많이 줄었다. 다만 시술과 관련된 합병증 발생 가능성의 문제점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심방세동이 심방세동을 낳는다(Atrial fibrillation beget atrial fibrillation)”는 말이 있다. 즉 심방세동이 자주 발생할수록, 오래 지속될수록, 심방세동은 악화되어 치료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최근에는 위에서 열거한 여러 치료방법을 심방세동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을 권한다. 더불어 뇌경색 예방을 위한 꾸준한 약물 복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김동민 단국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