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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개발 가속화에 아산호수공원 재난위험

LH 분양할 때만 ‘호수공원’…사실은 ‘저류지’

등록일 2018년10월2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호수공원은 관리차원에서 아산신도시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됐다. 비가 오면 토사를 비롯한 각종 부유물이 유입돼 공원 일대가 진흙과 쓰레기장으로 변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충남 아산신도시를 개발하면서 호수공원과 음악분수대를 아산신도시의 랜드마크로 홍보해 왔다.

LH에서 조성한 호수공원은 21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07년 2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3년 여에 걸쳐 완성시킨 토목사업이다. 2만9000㎡ 규모의 부지에 여울 7개소, 산책로 1619m, 진입계단 8개소, 진출입로 4개소, 분수, 관찰데크 등 경관과 편의시설을 갖췄다.

그런데 어느 순간 호수공원은 관리차원에서 아산신도시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됐다. 비가 조금만 와도 토사를 비롯한 각종 부유물이 유입돼 공원 일대가 진흙과 쓰레기장으로 변한다. 간혹 큰 비가 내리면 급류가 발생해 각종 시설물이 파손되고, 주변은 늪지가 형성된다. 한여름 특히 장마철에는 각종 악취가 진동하고, 모기와 파리 등 해충이 들끓는다.

작년 여름에는 폭우로 물고기 집단폐사가 발생했다. 당시 긴급 현장점검에 나선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은 “장재천 일원에 매설한 생활폐기물 하수관이 폭우로 유실되면서 생활오폐수가 유입 돼 물고기 폐사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일년 내내 크고 작은 비가 내릴 때마다 아산신도시 호수공원은 흉물로 지적받아 왔다.

호수공원이 처음 조성될 때는 1만9911㎡의 담수면적에 음악분수대까지 갖춘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했다. LH는 2009년 23억7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음악분수대와 전기용량 950㎾의 기계실, 잠자리섬 2개소, 정화습지 1개소를 만들었다.

호수공원 음악분수대를 LH로부터 2011년 12월 인수받은 아산시는 2012년 5~9월까지 5개월, 2013년 4월~6월까지 3개월 총 8개월간 운영했다. 그 이후로 음악분수대는 더 이상 가동시킬 수 없었다. 2013년 7월 이후 토사유입으로 노즐이 막히는 등 잦은 고장이 발생해 운영을 중단했고, 더 이상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해 음악분수대는 결국 철거했다.

반복되는 호수공원 범람, 대책이 없다

아산시의회(의장 김영애)는 25일 현장방문에서 호수공원 범람은 천안지역에서 원인제공되는 경우가 많다며, 천안아산 상생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고 주문했다.

아산신도시 호수공원은 또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다. 바로 ‘장재천 저류지’다. 저류지는 홍수가 발생하면 하천수를 유입시켜 수위, 유량, 유속 등을 조절해 홍수피해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아산신도시 호수공원은 2016년 5월까지 5개월간 보완공사에만 2억6700만원의 예산이 들었다. 또 장재천에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5년간 9회에 걸쳐 1억6500만원의 보수공사를 실시했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일회성 땜질식 공사가 계속될지 아무도 모른다.

더 큰 문제는 호수공원 상류지역인 탕정지구의 급속한 도시개발이다. 급격하게 도시개발이 이뤄지다 보니 해를 거듭할수록 호수공원으로 유입되는 물의 양과 유속이 빨라지고 있다. 수변공원으로만 알고 있었던 시민들이 공원에서 예고치 않은 범람으로 사고를 당할 위험요소가 잠재돼 있는 것이다.

25일 아산시의회(의장 김영애) 현장방문에서 아산시는 ‘호수공원’의 수변공원이 아닌 ‘저류지’의 역할을 더 크다고 강조했다. 아산시의 한 관계자는 “LH에서 택지를 개발해 땅과 아파트를 분양하기 위해 저류지 보다는 호수공원을 강조했던 것”이라며 “정확한 기능과 명칭은 저류지가 맞다”고 말했다.

아산신도시 호수공원 주변 불당지구, 탕정지구 등 대규모 도시개발로 집중 호우시 범람과 침수 등 재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호수공원을 저류지로 이해하는 시민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아산신도시로 향하는 표지판에는 호수공원으로 표기돼 있다.

안정근 의원은 “아파트와 택지를 분양할 때는 아산신도시의 랜드마크라며 ‘호수공원’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하더니, 이제 와서 호수공원에 문제가 발생하니 ‘사실은 저류지였다’고 말하는 것은 시민을 기만하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어 "아산신도시 호수공원을 저류지로 이해하는 시민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라며 "이제와서 호수공원이 사실은 '저류지'였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호수공원으로 향하는 모든 도로표지판은 '호수공원(Lake Park)'으로 표기돼 있다. 

황재만 의원은 “비가 내리면 유속이 빨라져 호수공원 주변의 구조물을 파손시키고, 심지어 작년 여름에는 KTX 역사주변에 주차된 차량이 물에 잠기기도 했다”며 “호수공원 상류지역인 천안지역에서 대부분 원인이 발생되는 만큼 천안시와 상생행정협력을 통해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관련부서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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