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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가족 언어장벽 너무 높다”

[인터뷰] 이영해 의원, 외국인자녀 한국어 교육지원 절실

등록일 2017년12월1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이영해 글로벌특위 위원장은 “외국인이 느끼는 언어와 문화장벽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높다”며 “먼저 언어장벽을 뚫지 못하면 좋은 이웃을 만나기도 어렵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거나 사회구성원들과 어울리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엄두조차 낼 수 없다”며 언어습득 지원을 강조했다.

“외국인가족이 한국에 정착하는데 언어와 문화장벽이 심각할 정도로 너무 높다. 부부 중 한 명이라도 한국인으로 구성된 다문화가정은 상대적으로 덜한데, 일가족 모두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 가족이 한국에서 살아가려면 너무 힘들다. 심지어 두 부부가 일터로 나간 사이 자녀를 집안에 가둬두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 아이들이 자라서 한국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벽들이 너무 많다. 그 중 가장 시급한 것이 언어다.”

아산시의회 글로벌가족 행복로드맵 특별위원회(글로벌특위) 이영해 위원장의 말이다. 글로벌 특위는 아산시 다문화가정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과 사업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 1월1일부터 활동을 시작해 12월31일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지난 1년간 글로벌특위를 이끌어 온 이영해 위원장을 만났다.

▶글로벌가족 특위를 구성하게 된 배경은.

-아산시는 그동안 급속한 첨단 산업도시로 부상해 왔다. 산업화에 힘입은 아산시의 인구 성장과 함께 매년 외국인도 증가하고 있다. 결혼 이주여성은 물론 일자리를 찾아 입국한 외국인과 그들의 가족 등 아산시는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이 어느 지역보다 많다. 

외국인들의 아산시 이주가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 정착해서 살아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들과 자연스러운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 이들의 어려움을 지역사회가 함께 공감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과 사업을 시정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이들을 아산시민의 한 사람으로 받아들이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이들 역시 아산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글로벌가족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했다. 

▶글로벌가족 특위 구성원과 활동상황은.

-특위는 위원장을 비롯한 5명의 위원들로 구성했다. 또 각계각층의 전문가로 10명의 자문위원단이 함께했다. 자문위원단과 수차례 간담회를 개최해 다문화가정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지원방안을 협의했다. 타 지역의 우수사례도 벤치마킹해 아산시에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삼성과 현대를 비롯한 기업들도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해줬다. 외국인 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기업들도 외국인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가.

-글로벌 특위에서는 지난 1년간 외국인 거주 현황을 파악하고 진단했다.

아산시 통계자료에 따르면 12월 현재 아산시 거주인구 32만6153명 중 1만6054명이 외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산시 통계는 법무부에 등록된 외국인정보를 근거로 했지만 실제 거주하는 미등록 외국인은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특위에서 파악한 아산시 거주 외국인은 근로자, 유학생, 미등록 등 최소 2만명 이상으로 추산했다. 이중 2453명이 다문화가정이고, 외국인 자녀는 1609명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수요증가와 함께 외국인가족 자녀출산 등이 더해져 외국인 인구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외국인에 대해 어떤 지원정책이 있었는가.

-아산시에서는 다문화가정의 안정적인 정착지원을 위해 여성가족과나 아산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한국어교육, 가족통합교육, 취업연계 등 다양한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다문화가정의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취업, 자녀교육 등 좀 더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

▶아산시 거주 외국인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언어장벽이다. 특정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는 20여 명의 학생 중 7명이 외국인인 학급이 있다. 외국인 자녀 학생중 한국어를 전혀 모르거나 의사소통이 어려운 아이들도 많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언어를 배우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한국어 습득을 포기하는 아이도 생긴다.

이 경우 학생들 사이에서 한국말을 배우지 못하고 자신만의 언어만 이용하는 학생과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집단따돌림이 발생하기도 하고, 서로 대립하거나 충돌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외국인 부모도 마찬가지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지만 배울 기회나 시간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맞벌이 부부가 하루 종일 일터에 나가 일하기 위해서 자신의 자녀를 방에 가누는 상황도 발생한다. 그만큼 아이들의 언어 습득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일터에서 돌아온 부모는 자녀들에게 한국어가 아닌 자신이 모국어를 통한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에 한국어 소통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언어문제만 해결하면 되는가.

-외국인이 느끼는 언어와 문화장벽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높다. 언어장벽을 뚫지 못하면 좋은 이웃을 만나기도 어렵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거나 사회구성원들과 어울리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엄두조차 낼 수 없다. 언어는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첫 관문에 지나지 않지만 그렇다고 쉽게 넘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부부 중 한 명이라도 한국인으로 구성된 다문화가정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일가족 모두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한다.

어렵게 언어를 습득했다 하더라도 한국의 교육현실에 적응하는 것은 더 힘들다. 한국 어린이들조차 학교교육에 적응하기 위해 사설학원에 의존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첫 단계는 언어이니 만큼 빠른 시간 안에 한국어를 터득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특위활동을 마치며 아산시에는 어떤 제안을 했나.

-외국인들도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인식개선이 먼저 요구된다.

다음으로 이들 중에는 자신의 모국어와 한국어를 모두 사용할 줄 아는 외국인도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과 그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연결해주고, 이들 사이에 한국 학생들도 참여하도록 해 서로의 언어를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 한국어를 전혀 모른 채 중도에 입국한 외국인과 그 자녀의 성공적인 학교생활 적응을 위해 찾아가는 기초학습 프로그램이나 이동 상담을 확대해 한국문화를 병행해 교육하고,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교육 사업을 확대해 추진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이 밖에도 생활이 어려운 외국인이나 다문화 가족의 안정적인 취업·창업을 확대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늘려야 한다. 그동안 특별위원회 활동을 통해 현장에서 제시한 의견이나 대안이 아산시 다문화가정 지원 정책에 반영돼 가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로벌가족 특위 활동을 평가한다면.

-활동기간이 짧아서 당장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지는 못했다. 그러나 의회차원에서 이번 활동을 통해 앞으로 우리 아산시에서 다문화가정과 공존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들이 당면한 현안을 직접 살펴보고, 문제에 보다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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