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우리시대’를 통해 오랜만에 모습을 보인 원로 코미디언 배삼룡.
지난해 12월24일 저녁 7시,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폭소 크리스마스 빅쇼’를 펼친 원로 코미디언 구봉서와 배삼룡 콤비는 여전히 능청스러운 코믹연기로 머리 희끗한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특히 불과 공연 며칠 전까지 병원에 입원했던 배삼룡은 퇴원하자마자 매일 자정까지 연습해 코미디계 후배들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올해로 코미디 인생 55년을 맞은 배삼룡의 이러한 근황이 지난 1월30일 MBC 시사가족 프로 ‘우리시대’(연출 유해진?박태영)를 통해 방송되어 잔잔한 화제를 모았다.
특유의 개다리 춤과 바보 연기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비실이’ 배삼룡은 일흔여덟의 나이가 무색하게 무대에 올라 변함없는 코미디 열정을 과시했지만 사실 건강이 좋지 않은 형편이다.
작년 11월18일에는 급성폐렴으로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가는 위급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다행히 건강이 회복되어 ‘안 죽어서 미안하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주변 사람들에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순간이었다. 특히 공연을 함께 시작한 구봉서는 평생지기가 저 세상으로 갈까 봐 많이도 울었다는데 ‘쓰러져도 무대에서 쓰러져야지….’ 하는 것이 한평생을 코미디에 바쳐 온 그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현재 경기도 퇴촌의 한 전원주택에서 아내 기영숙과 함께 오붓하게 살고 있는 배삼룡은 최근 그림에 맛을 들여 작품을 하나씩 완성시키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게다가 이웃엔 남철, 남성남 콤비가 살고 있어 이들 부부와 함께 시골 밥상을 차려먹는 것도 쏠쏠한 재미라고 한다.
힘이 다할 때까지 작은 무대라도 서겠다는 배삼룡은 후배들을 위한 코미디언 기념관을 만들어 55년 연기 인생을 담은 소장품과 후배들이 마음껏 연기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 것이 마지막 바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