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스크린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유명 배우들이 속속 스크린으로 컴백, 관객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한석규·고소영·문성근)
새 영화 ‘이중간첩’(감독 김현정, 제작 쿠앤필름?힘픽쳐스)으로 최강의 컴백 커플을 이룬 한석규(39)와 고소영(31)은 명실상부 한국영화계 최고의 스타들이다. 그러나 한동안 이들의 모습은 스크린이 아닌 CF를 통해서밖에 볼 수 없었던 것이 사실.
1995년 데뷔작 ‘닥터봉’부터 시작된 한석규의 스크린 ‘흥행불패’ 신화는 ‘은행나무 침대’ ‘접속’ ‘쉬리’ 등 끝없이 이어져 오다 99년 심은하와 공연한 ‘텔미썸딩’을 마지막으로 멈춰진 상태다. 그런 점에서 무수한 시나리오를 마다하고 칩거해 오던 한석규를 스크린 속으로 이끌어 낸 새 영화 ‘이중간첩’에 대해 영화팬들의 호기심이 커질 법도 하다. ‘대체 어떤 작품이길래 한석규가 출연을 결심했을까.’
설날 대목을 겨냥해 1월24일 개봉한 영화 ‘이중간첩’은 냉전의 1980년대, 남한으로 위장 귀순해 이중적인 모습으로 살아야 했던 이중간첩 림병호의 극적인 삶을 그린 작품이다.
림병호 역을 맡은 한석규는 혁명과업을 완수하면서도 북으로부터 배신과 고정간첩 윤수미에 대한 연민으로 흔들리게 되는 주인공의 내면연기를 완벽하게 연기했으며, 관객들은 모처럼 한석규의 열연을 지켜본다는 설렘에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높이고 있다.
2001년 ‘하루’를 통해 애절한 눈물 연기를 펼쳐 그해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고소영은 스크린 활동이 뜸해진 틈을 타서 현재까지 ‘CF계의 여왕’으로 군림 중이다.
한석규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이중간첩’의 ‘윤수미’ 역을 맡으며 스크린에 복귀한 고소영은 이번 작품으로 ‘흥행스타’ 반열에도 오르겠다는 각오. 심은하 전도연과 함께 9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 전성기를 이끌어 왔지만 ‘비트’를 제외하면 ‘연풍연가’ ‘러브’ 등 출연작마다 흥행 면에선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고소영은 이번 작품에서 간첩의 딸로 태어나 고정간첩으로 운명지어진 삶을 살다가 림병호를 만난 후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비운의 여인으로 등장, 카리스마와 외로운 눈빛 연기로 또 한 번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3월 영화 ‘질투는 나의 힘’(감독 박찬옥) 촬영을 끝으로 연기활동을 중단, 민주당 국민참여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을 맡아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당선을 도왔던 배우 문성근(49)도 ‘정치외도’를 끝내고 스크린에 복귀했다.
문성근은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인 새 영화 ‘진술’(감독 박광정, 제작 씨네와이즈필름)에 주연으로 캐스팅, 오는 4월 첫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경마장 가는 길’의 소설가 하일지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이 작품은 살인사건 용의자로 경찰서에 끌려온 40대 철학과 교수가 심문을 받으며 진술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미스터리 로맨스물.
2001년 연극으로 공연돼 화제를 모았으며, 당시 연출을 맡았던 연극배우 박광정이 메가폰을 잡고 스크린 감독 데뷔를 준비 중이다.
문성근은 ‘남부군’ ‘하얀전쟁’으로 잘 알려진 정지영 감독이 최근 설립한 ‘한국종합예술전문학교’
에 오는 3월부터 영화학과 겸임교수로 출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