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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작은 햇살이 비치고 있어요”

이동초(50·천안오페라단 단장)/ 천안오페라단의 순수한 실험… 후원회원 통한 자립형 공연무대 꿈 꿔

등록일 2017년06월1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주도적 민간예술단체. 이것이 제가 꿈꾸는 목표입니다.”
 

12일 천안오페라단 이동초(50) 단장을 만났다. 그를 인터뷰한 건 2013년, 그리고 그 전에는 2011년이었다. 만날 때마다 열심히 노력하는 지역예술인이 살아갈 수 있는 ‘토양’을 이야기했다.

그가 이끌어온 천안오페라단도 어느덧 17년이 됐다. 아장아장 출발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고등학생이 돼버렸다. 사람이라면 2년 후 사회인(대학생)이 되는 세월. 그때까지 자립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도 물음표가 찍혀있다.

“수준높은 다양한 문화공연으로 지역민들에게 클래식문화를 알리고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천안오페라단을 만들었습니다. 35명의 단원들이 각각 생활을 영위하다 공연이 잡히면 밤낮없이 준비해오는게 쉽지만은 않았죠. 현실의 벽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군요.”

천안오페라단은 그간 많은 공연을 해왔다. 치니오페라 ‘쟌 니스키키’를 비롯해 오페라 갈라콘서트, 정기연주회, 기업초청음악회 등을 펼쳐왔다. 특히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은 천안충남관현악단, 천안예술의전당과 함께 만들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대학교수와 중·고등학교 음악교사 등 대부분 천안에 거주하는 음악가로 구성된 천안오페라단은 지난해에도 리각미술관 ‘오페라, 문학을 만나다’, 광천문예회관 ‘로맨틱 오페라, 사랑의 묘약’, ‘모차르트 탄생 260주년, 여자는 다 그래’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그런데요. 항상 음악의 열정을 위축시키는 게 공연비에요. 한푼 두푼 들어가는 것이 아니기에 보조금을 얻지 못하면 무대에 설 수 없는 게 현실이죠. 오래 전에도 그랬고, 지금에도 그렇다는 현실이 아쉽습니다.”

이동초 단장은 올해 햇살이 비치는 아주 작은 쥐구멍을 찾아냈다. ‘충청남도 전문예술단체 지정’. “지정받아 좋은 게 뭐냐구요? 무엇보다 기부·후원을 직접 받을 수 있게 됐다는 겁니다. 보조금 같은 거에 목매달지 않아도 우리 스스로 공연을 만들어나갈 ‘토양’을 마련한 거죠.”

독일 다름슈타트 시립음악원 대학원에서 성악과를 졸업하고, 마인쯔대학 음악원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수료하기까지는 남모를 어려움들이 많았던 그. 코지판투테, 쟌니스키키, 노처녀와 도둑, 결혼, 이순신 등등 오페라 주역으로도 많이 서보면서 음악가가 무대에 서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있을까 생각한 적이 있었던 지난날. 2000년 천안에 정착 후 나사렛대 초빙교수로 본격적인 인연을 쌓고 ㈜공연예술기획 ‘찬란’의 대표이사로, 또한 ‘천안오페라단’을 창립해 운영하기도 했던 그에게 어쩌면 가장 큰 기회이자 숙제가 주어진 것이다.

지난 9일 성정동 신라스테이2층 프라이다라움에서 ‘천안오페라단 후원의 밤’을 열었다. 200여명이 넘게 찾아와 축하준 자리에서 그는 천안오페라단이 앞으로 걸어갈 ‘아름다운 길’에 대해 설명하고 함께 걸어가 주실 것을 간절히 당부했다.

“감동있는 문화공연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매번 최고의 음악회가 되도록 열과 성을 다해 준비하겠습니다. 지역의 문화예술 향유라는 초심을 항상 잊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우리를 후원해주십시오. 따스한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십시오.”

이 단장은 후원의 밤이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를 이야기했다.

“그간 내노라 하는 대형가수 공연을 천안에 유치했다 실패하면서 후유증을 앓기도 했습니다. 거듭 실패하다 보니 자신감도 결여됐었죠. 천안 자체가 아직 구조적인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는데 생각이 미치자 ‘공동책임제’의 결론으로 귀결되며 위로도 되더군요. 천안에서 후원의 밤을 가진 건 클래식 단체로는 우리가 처음일 겁니다. 다시한번 천안오페라단이 스스로 자립하며 천안의 문화예술을 이끌어가는 주도적 민간음악단체가 될 수 있도록 격려와 관심을 바랍니다.”

그는 300명 이상의 후원회원을 목표로 삼았다. 지정기부금 지정단체가 됐으니 후원금은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에 의거, 세금감면(개인 30%, 법인 손금산입한도 10%)도 해줄 수 있게 됐다.

천안오페라단이 순수와 열정으로 매진한다면 과연 자립은 가능한 일일까? 작은 햇살을 한 움큼 붙잡은 이동초 단장은 다시금 도전정신을 불태우고 있다.

문의: ☎577-1855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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