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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갤러리에 젊은 꿈이 영근다

김영주(24·인더갤러리 대표)/ 천안구도심에 오픈한 대학생 갤러리, 다양한 볼거리 시도

등록일 2017년04월0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요즘 시대에 성공하는 사람은?
능력도 성실함도 아닌, 부딪쳐보는 용기일 것이다.

관내 대학 3학년을 마친 김영주(24)씨. 갑자기 휴학계를 내고 뜬금없이 갤러리를 열었다. 그의 전공은 미술과 전혀 상관없는 경영학. 게다가 여유자금이라곤 쥐똥만큼도 없다.

그런 그가 갤러리를 낸 이유는 ‘미대생 친구들’을 둔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네들은 좋은 작품(도자기)도 망치로 깨더군요. 진짜 아끼는 것만 빼고는요. 쌓아둘 데가 없다는 거예요. 그들 소망이 전시·판매가 쉽게 이뤄졌으면 하는 거였어요. 그들의 고민을 듣다보니 맞춤갤러리를 운영하면 좋겠구나 생각하게 됐죠.”

이것 저것 계산하는 성격이 아닌 영주씨. 구도심에 다양한 청년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고, 무작정 천안시청 문을 두드렸다. 도시재생과 상담을 통해 ‘청년활동조성사업’이 적합하다고 판단,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적극적인 노력 덕분인지 사업계획은 무난히 통과했다.

“최연소, 최대금액(1754만원)을 지원받았죠. 또한 2016년 9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임대료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어요.”

2016년 5월경부터 허구한 날 원도심을 돌아다녔다. 그러다 어느날 천안 동남구청 맞은편 건물 1층(224㎡)이 눈에 들어왔다.

“이 장소가 너무 마음에 드는 거였어요. 주변사람들은 다들 반대했지만, 저는 이상하게 여기가 좋더라구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장소가 예전 ‘한마음예식장’으로 운영됐던 곳으로, 그의 엄마·아빠도 29년 전 여기서 결혼했다는 것이다. 운명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청에서 받은 리모델링비는 턱도 없는 돈이었다.

“여기서 사귄 분들이 있어요. 그중 극장주와 찻집주인과는 아주 친하게 됐죠. 매일같이 그들과 품앗이 노동을 했어요. 서로 건물 리모델링을 함께, 직접 했죠. 고생요? 말도 마세요. 할 줄 아는 게 없는 상황에서 잦은 시행착오까지 생기다 보니 나중에는 뼈가 노곤노곤해지더라구요.”

그렇게 손때가 묻은 갤러리를 12월16일 오픈할 땐 하늘을 날 것처럼 기뻤다.

“전 생각했어요. 여기서 무엇을 벌 것인가를…. 그리고 내린 결론은 돈, 사람, 그리고 추억을 벌고싶다는 것이었죠. 이것을 위해 열심히 뛸 겁니다.”

오픈날 아버지는 “네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너무 기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갤러리는 시작했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처음부터 알았다. 상권조차 없는 구도심의 한 편. 하루에 몇사람이나 이곳 앞을 지나갈까 생각하면 마음이 먼저 지친다. 자본도 없으니 ‘하루벌이’ 식의 급급한 형편. 겨울인데도 손님이 없으면 난로까지 꺼버렸다. ‘얼마나 버틸까’가 매일같이 숙제처럼 느껴졌다.

“그런데요. 유독 힘들다 생각되는 날은 꼭 메시지를 주더라니까요. 신기하게….”

한번은 폐지줍는 분이 구경해도 되냐고 하면서 한참을 보시더니 자신의 지나온 삶을 이야기 하더니 희망과 용기를 얻어간다고 했다. 방명록에는 “고맙습니다”란 글을 적어놓았다. ‘아, 그래. 이곳에서 누군가 힐링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

그의 갤러리는 단순히 그림을 걸고 판매하는 곳으로 한정짓진 않는다. 이미 버스킹 공연도 하고, 간담회 장소로도 사용됐다. ‘다양한 공간’, 누군가 필요로 하는 공간이 되길 희망한다.

이번 5월에는 가칭 ‘추억의 웨딩사진전’을 전시하려 한다. 이곳 한마음예식장에서 결혼한 분들의 사진을 크게 확대해 걸고, 직접 그분들을 모시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는 것이다. 몸으로 이리저리 부딪치느라 요즘 정신이 없다. “도와주실 분 어디 없으신가요?”

문의: 010-4245-4335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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