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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내려앉는 현충사, 은행·단풍 물들기 시작

가을감성 자극하는 노랑빨강, 오는 주말 절정 이를 듯···

등록일 2014년10월2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현충사에 은행과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

가을이 내려앉는 현충사에 은행과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

특히 현충사 주차장에는 초록의 은행잎이 노란색으로 옷을 갈아입는 막바지시기에 들어서 성큼 다가온 가을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가을 내려앉는 현충사.

이틀 간 내린 비가 그치고 가을볕이 아침을 밝히던 지난 10월22일 오전 현충사에는 정문이 열리지도 않은 시간부터 관람객들이 몰렸다. 현충사의 가을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사람이 붐비는 시간대를 피해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다.

가을 너머 충의문이 보인다.

이들은 현충사 내에서 사진촬영에 좋은 장소를 선점하기 위해 오전 9시 정문이 열림과 동시에 분주히 발길을 옮겼으나 현충사 내부로 통하는 충의문에 다다라서는 오히려 뭔가에 가로 막힌 듯 서서히 걸음을 멈춰서고 있었다.

가을을 담고 있는 사진가.

붉은 기운이 이제 막 내려앉기 시작한 단풍나무가 여전히 푸르렀기 때문인데, 부푼 기대감이 무너져 그대로 멈춰 섰던 것이다. 이후 서로들 허탈한 웃음을 주고받은 그들은 저마다의 삼각대를 펴고 저마다의 작품세계로 빠져들었다.

빨간 단풍으로 지나는 시선을 유혹하는 화살나무.

그들을 뒤로한 채 충의문을 빠져나가자 나무가지가 화살의 날개모양 같다고 해서 화살나무로 불리는 단풍이 가장먼저 눈길을 끌었다. 화살나무는 가을준비에 여념이 없는 다른 나무들과 달리 붉디붉은 잎으로 자신을 치장해 지나는 시선을 매혹적으로 유혹하고 있었다.

푸른 가을하늘을 파랗게 머금은 연못.

이후 이충무공 집안의 충신과 효자를 표창한 정려를 지나자 푸른 가을 하늘을 파랗게 머금은 연못이 나타났다. 연못에는 잔디위에 펼쳐진 가을이 그대로 옮겨졌는데, 거꾸로 보이는 물결치는 세상이 제법 감칠맛 났다.

햇볕을 받는 정도에 따라 단풍이 물드는 정도가 다르다.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갈림길에 들어서자 햇볕을 많이 받은 부위와 그렇지 않은 부위가 확연하게 차이 나는 단풍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단풍이 절정일 때 왔으면 좋았으련만’ 하는 아쉬움도 들었지만 ‘지난여름을 마지막으로 추억하는 자리’라는 생각으로 아쉬움 두지 않고 발길을 옮길 수 있었다.

가막살나무 빨간 열매 끝에 아침볕이 담겨있다.

그렇게 몇 발자국 옮기지도 못했는데, 뜻하지 않은 선물이 주어졌다.

가을나무 안에서 빛나는 아침볕.

가막살나무 빨간 열매 끝에 아침볕이 송이송이 담겨있는 것이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으로 열매 끝에 담긴 아침볕이 반짝거렸고, 아슬아슬 위태롭게 매달려 있던 이슬이 떨어지면서 아침볕도 함께 저물었다. 그러나 뒤를 돌아보니 노랗게 변해가는 가을나무 안에서 여전히 빛나고 있는 아침볕이었다.

노란가을은 가장 꼭대기에서부터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현충사 옛집 인근에 높다랗게 솟은 500여 년된 은행나무는 단풍이 다 떨어지는 11월 중순이 돼야 그 장엄함을 느낄 수가 있다. 해서 아직은 은행잎 하나하나에 초록의 기운이 자리 잡고 있지만 노란가을은 가장 꼭대기에서부터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그렇다고 아쉬워하지는 말자. 은행나무에서 내려 보이는 옛집 풍경은 가을감성을 자극하는 노랑빨강이 함께 어우러져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는 편안함을 선사하고 있으니 말이다.

옛집은 가을감성을 자극하는 노랑빨강이 함께 어우러져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는 편안함을 선사하고 있다.

갑자기 시끌시끌하다. 주위를 둘러보았더니 곳곳에 학생들이다.

영화 ‘명량’의 인기에 힘입어 현충사를 찾는 관람객들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릴 것이라고는 염두 하지 못했다.

‘가을은 수학여행의 계절’

‘아차! 가을은 수학여행의 계절이구나’ 곳곳에 촬영하고픈 현충사의 가을이 천지였지만 삼각대를 거둬들였다. 현충사관리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주말(11월1일)에는 단풍이 절정을 이룬다고 하니 가을 만연한 현충사는 다음기회에 담아보기로 한다.

하늘향한 노란 가을.

현충사의 가을이 붉게 익어가고 있다.

가을의 입맞춤에 붉은 기운이 번져가는 단풍나무.

손상욱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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