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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배운 한(恨)’ 꼭 풀고 싶다
52세의 나이로 온양중학교 입학한 주정도 학생 |
“못 배운 것이 한(恨)입니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고, 기초학력 또한 부족해 학교 다니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몸이 부서지는 고통이 있더라도 졸업을 해서 지금까지의 한을 꼭 풀고 싶습니다.”
52살의 나이로 온양중학교 2014학년도 신입생에 이름을 올린 주정도 학생. 38년 전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가정형편으로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그는 어린나이로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지만 배움에 대한 갈망을 놓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학교에 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한 번 때를 놓친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더군요. 엎친데 덮친 격으로 20여 년 전 가마솥을 들다가 척추가 골절되는 사고를 당해 지금까지도 병원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학교를 다니고 싶어도 몸이 좋지 못해서 다닐 수 없게 된 것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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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중학교 주정도 학생은 “모든 이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가슴속 깊이 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를 유지해 꼭 졸업 하겠다”고 말했다. |
그런 그가 중학교 입학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바로 자신이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 ‘후회’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해서 그는 지난해 10월 강원도의 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중 자신의 고향인 홍성으로 이전한 충남도교육청에 문의해 온양중학교 입학을 허가 받을 수 있었다.
“막연하게 ‘입학하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중학교 입학을 하게 되니 또 다른 난관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 제 자신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입학식 날에도 학부모인척 뒤를 지키고 있었는데, 교사의 손에 이끌려 학생들 사이에 끼었을 때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정도로 창피함을 느껴야 했습니다. 입학 초기에는 창피함을 넘어선 불안감과 우울증 때문에 병원에서 신경안정제를 처방 받아 먹어야 할 정도였지요.”
창피함 때문에 학교에 등교한 후 교복을 갈아입는다는 주정도 학생은 “몸도 마음도 힘들지만 같은 반 학우들과 학교 선배님들이 격려를 해주고 응원을 해줘서 학교에 다닐 힘이 생깁니다. 특히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선생님들이 저의 원활한 학교생활을 위해 노력해 주고 있습니다”라며 “이래저래 힘든 점도 있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없던 웃음이 생겼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학우와 학교에 감사할 따름이에요. 모든 이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가슴속 깊이 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를 유지해 꼭 졸업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