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35년 간 교직생활에 이런 학교 처음이에요.”

영인초등학교 김진식 교장

등록일 2013년07월2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저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에요. 교직생활을 하면서 아이들의 학력수준과 더불어 바른 인성도 함께 교육하고자 나름대로 최선의 열정을 불태울 만큼 아이들에 대한 욕심이 많지요. 그런데 영인초등학교에 와서는 ‘지금껏 교직생활이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들은 ‘아이 다울 때’가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거든요. 영인초등학교 학생들이.”

아산시 영인초등학교 김진식 교장이 ‘35년 간 교직생활에 이런 학교는 처음’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공부면 공부, 인성이면 인성 어느 것 하나 뒤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한 요즘 대부분의 농촌학교가 그렇듯이 영인초에도 한 학급당 20~30% 정도의 결손가정 학생들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같이 가정교육이 잘 되어 있어서 심성들이 곱다고 덧붙였다.

“35년 간 교직생활에 이런 학교 처음이에요.
영인초등학교 김진식 교장

“6년간의 교감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9월 교장으로 부임했어요. 아산의 몇몇 신설된 학교에서 근무한 터라 시골학교의 많은 부분이 낯설고 어색했지요. 또한 초임 교장이다 보니 시내권 학교보다 앞서가는 학교경영을 펼치고 싶었고,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학교에 걸맞게 특성·전문화 교육을 펼쳐 학교의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의욕도 들었어요.”

그런 그녀의 욕심(?)은 부임한지 한 달이 지나서 열린 운동회에서 산산이 무너졌다고 한다. 정작 중요한 것은 앞서가는 학교경영도, 특성·전문화 교육도 아닌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펼치는 것’임을 느꼈다고.

“보통 초등학교 운동회라고 하면 아이들이 엄마 치마꼬리를 잡고 따라다니고, 제 멋대로 행동하는 등 무질서하기 마련인데, 영인초 학생들은 게임을 하면서도, 응원을 하면서도 스스로 질서를 지키는 가운데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주더라구요. 솔직히 지금까지 교직생활 중 그런 아이들 처음이거든요. 그렇게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아이들을 통해 느꼈어요. ‘아이들이 있어서 내가 있구나. 그럼 내가 펼치고 싶은 교육이 아닌 아이들이 원하는 교육을 펼쳐야겠다’하고 말이지요.”

이후 그녀는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펼치고자 2013학년도부터 학교경영방침을 ‘가슴이 따뜻한 학생’을 목표로 ‘감성, 지성, 창의를 키우는 휴마트 교육’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여기에서 휴마트는 휴머니즘과 스마트의 합성어다.

“아이들이 원하는 휴마트 교육을 펼치고자 ‘무엇을 원하나’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130여 명의 전교생 중 70여 명의 학생이 ‘피아노가 배우고 싶다’고 하더군요. 가정의 경제적 형편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어서 피아노 학원을 못 다닌 탓이지요. ‘그래, 피아노! 이렇게 출발하면 되겠어’라고 생각했지만 그도 만만한 것이 아니었어요. 피아노실도 만들어야 하고, 피아노도 들여야 했지만 학교재정상 불가능한 일이었거든요.”

No Pain No Gain, 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고 했던가. 그녀는 자신의 좌우명처럼 기꺼이 고통을 감수하기로 했다. 아산시청에 떼 아닌 떼를 써가며 문턱이 닳도록 쫓아다녔고, 아산교육지원청을 하루가 멀다하고 들락거렸다. 그 결과 시에서는 피아노실을 만들기 위한 2000만원을 지원했고, 교육지원청에서는 6대의 피아노를 장만할 수 있는 1000만원을 지원했다.

“아이들의 인성도 좋고, 감성도 좋지만 지식도 중요한 부분이잖아요. 이런 이야기는 조금 그렇지만 영인초 아이들이 영어교과에서 충남도와 아산시 평균이하의 점수가 나오고 있어요. 다른 과목들은 평균이상이 되는 중상위권을 유지하는데 말이지요. 해서 인성, 감성 교육과 함께 교과과정에도 총력을 기울일 셈이에요. 특히 올해는 영어교과에 많은 부분을 집중할 계획이구요.”

한편 그녀는 신문지면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우선 매일 같이 학교주변 쓰레기를 치워주고, 교통안전을 위해 봉사하는 학부모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으며, 수시로 학교주위를 순찰하는 영인파출소 관계자와 영인면 자율방범순찰대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방과후지도에 자발적으로 나선 교사들과 ‘내 일, 네 일’ 가리지 않고 학교운영에 최선을 다하는 관계자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영인초등학교 김진식 교장은 “아이는 아이 다울 때 가장 아름답다고 느끼게 해준 학생들에게 가장 고마워요. 정감 있는 시골에서 자란 녀석들이라 그런지 예의도 바르거든요. 특히 영인초 급식실에서는 잔반이 0g인 날이 일주일에 3일이나 되는데, 음식을 소중하게 여기는 그 마음도 너무나 예뻐요”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손상욱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