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획사와 폭력조직 간의 커넥션은 존재하는가. 연예계와 조폭의 연계설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되면서 베일에 가려져 있던 검은 거래의 실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사진은 조폭을 소재로 한 영화의 한 장면.
폭력 조직의 연예산업 개입설은 그동안 연예계 전반적으로 공공연하게 나돌던 루머인 만큼 실제로 이와 연루된 ‘몸통’이 밝혀질지 검찰 수사결과에 촉각이 곤두세워지고 있다.
소문만 무성했던 조폭 연계설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으로 칼자루를 빼든 것은 연예 비리 사건을 수사하던 중 일부 폭력조직 출신이 대형 연예기획사 대표 및 고문 등을 맡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 또한 검찰은 폭력 조직이 합법적 사업가를 가장한 기업형 조직으로 변모, 상당량의 자금을 변칙적으로 조성하여 연예기획사에 투자한 정황을 포착해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동안 조폭들이 연예기획사를 차린 후 영화와 음반사업에 직접 발을 들여놓은 경우를 주목, 이에 대한 집중적인 수사를 펼쳐왔다. 이 와중에 지난해 극장가 조폭영화 붐을 일으키는 데 일조한 ‘조폭 마누라’의 제작사가 예상 밖 흥행에 대한 영화 이익배분 문제를 놓고 조폭에게 협박받았다는 일부 사실을 파악하게 되면서 조폭영화 일부에 폭력조직의 자금이 조직적으로 유입된 혐의를 잡게 되었다.
한 연예관계자는 최근 들어 조폭영화가 활개를 치면서 조폭들이 ‘영화’ 장르에 집착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는 한국영화가 할리우드 영화에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춘데다, 조폭영화의 경우 제작되는 대로 히트하는 등 투자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기에 조폭영화의 대부분이 조폭을 미화하는 경향이 있어 조폭 내부에서도 은근히 반기는 눈치다. 실제로 조폭영화를 보고 난 후 ‘커서 조폭이 되겠다’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청소년들도 조폭을 영웅시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이외에도 검찰은 일부 조폭이 연예인들을 상대로 특정 유흥업소 출연을 강요하거나 출연료 일부를 빼앗는 등 연예인들을 협박해 금품을 갈취해 왔다는 혐의도 포착했다. 연예계 루머 가운데는 일부 기획사에서 조폭과 연계, 자사 연예인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불법 감금이나 구타도 서슴지 않는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조폭 연계설에 대한 혐의점이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은 상태다. 한 검찰관계자는 “연예계 비리 이면에는 조폭과의 연계가 공생관계처럼 얽혀져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조폭과의 검은 고리를 끊어내지 않고서는 연예계 전반적인 비리 척결이 결코 매듭지어질 수 없다”며 검찰의 강경한 수사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