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은 1991년 MBC TV ‘우리들의 천국’을 통해 데뷔한 브라운관 스타. TV연기자로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97년 스크린 데뷔작인 ‘접속’을 계기로 일약 국내 최고의 여배우로 발돋움했다.
‘약속’ ‘내 마음의 풍금’ ‘해피엔드’ 등을 연속 히트시키며 배우로서 승승장구하던 전도연이 안방극장 복귀를 선언한 것은 지난 97년 SBS 드라마 스페셜 ‘달팽이’ 이후 5년 만. 조연급 탤런트에 그쳤던 스크린 데뷔 이전과 비교할 때 이번 드라마 복귀는 금의환향이나 다름없다.
전도연의 출연료는 회당 1천만원 선. 지금까지 K2TV ‘명성황후’의 이미연과 SBS ‘여인천하’의 강수연이 받은 회당 7백만원대의 출연료를 훌쩍 뛰어넘는 파격적인 액수다.
전도연이 주연을 맡게 될 드라마는 김종학 프로덕션이 외주제작하고 지난해 ‘아름다운 날들’에 이어 또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이장수 PD와 윤성희 작가의 작품이다.
그러나 ‘전도연이 출연한다’는 것 외에는 구체적 내용도, 등장인물도 제대로 파악이 안된 상태. 기본적인 틀은 이장수 PD의 전작답게 감각적 영상이 돋보이는 코믹 멜로물이며, 제작진과 전도연이 논의하여 인물의 구체적인 성격과 대본 방향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야말로 ‘전도연을 위한, 전도연의 드라마’인 셈이다.
이렇듯 철저히 스타에 초점이 맞춰진 제작 행태에 대해 방송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다른 연기자들이 느끼게 될 상대적 박탈감도 문제지만 방송이 마치 ‘일인극’ 인 양 특정 연기자에 의해 좌지우지되어서는 안된다는 것. 특히 일부 스타들의 지나친 출연료 경쟁을 또다시 부채질하여 연기자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청자들도 스크린에서 활약하던 톱여배우의 연기를 TV를 통해 볼 수 있다는 데 환영하면서도 고액의 출연료에 대해서는 상당수 거부감을 표하고 있다.
네티즌 반응 역시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인터넷의 한 연예정보 사이트 게시판에는 “전도연이 주연으로 출연한다고 시청률이 높아진다는 보장도 없는데 너무 많이 주는 거 아닌가” “살맛이 안 난다” “전도연이 드라마에서도 흥행 보증수표가 되나? 영화에서나 통하는 것 아닌가” “회당 천만원이란 개런티는 넘 황당하다. 시청자 입장에서 그만큼 받을 만한 가치가 전혀 없다고 본다” 등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한 네티즌은 최근 전도연이 출연한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와 ‘피도 눈물도 없이’ 등이 평균작 수준의 흥행성적을 올린 것과 관련해 “잘 나갈 때는 드라마 출연을 거부하더니 최근 영화에서 밀리는 것 같으니까 주가를 재확인하려 드라마 출연을 결심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작품 고르는 안목이 까다롭고 꼼꼼하기로 소문난 전도연이 시놉시스도 채 나오지 않은 TV드라마에 출연하기로 결심했다는 소식에 영화인들조차 다소 놀라는 반응.
한편 전도연은 오는 11월께 시작할 본격적인 드라마 촬영에 앞서 운동을 통한 몸 만들기에 한창이며, 홍콩스타 양조위와 촬영한 첫 뮤직비디오 출연작 신인가수 ‘더 네임’의 뮤직비디오가 최근 공개되어 또 한번 화제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