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터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텃밭을 일구고, 안전한 먹거리를 유기적인 순환방식으로 이웃과 함께 공동체적 농사를 지는 도시농업.
사회소외계층의 경제적 문화적 자립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천안도시농부학교 1기가 운영된다.
천안도시농부학교 기획단이 주관하는 이 사업은 (사)평화캠프 천안지부 시민농장사업단, 진보신당 천안당협 등이 참여하고 있다.
도시농부학교 1기는 9월6일, 7일, 14일 모두 3강으로 진행되며 1강 6일 박용범 ‘도시농업의 이해’(도시농업총론), 2강 7일 ‘안철환 사람과 땅을 살리는 농사를 짓자’(전통농업의 복원), 3강 14일 ‘박원만 가을농사와 작물재배법’ 특강이 있다.
9월9일과 15일에는 실습도 있다. 9일 이경자 ‘가을 작물 파종과 모종심기’(청당동 텃밭), 15일 김용기 도시형 ‘틀밭 만들기’(청당동 텃밭) 실습이 운영된다.
천안도시농부학교 기획단은 거대한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덧씌워진 도시는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각종 범죄와 질병을 양산하는 괴물로 변하고 있으며 이에 계속적으로 삶의 새로운 대안을 찾아 도시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도록 하는 노력과 더불어 도시 자체를 좀 더 생태적으로 바꿔나가는 노력도 경주되어야 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의미에서 최근 점차 열기를 더해가는 ‘도시농업’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이라는게 기획단의 설명이다.
도시농업 가치와 정신 구현
기획단에 따르면 천안지역에서 현재 전개되고 있는 도시농업을 살펴보면, 그 긍정성에도 불구하고 우려할 만한 지점들도 발견된다고 밝혔다.
빈터를 적극 활용해 자신이 먹을 작물을 직접 생산하는 것은 그 자체로 나름 의미가 있지만, 그 방식이 ‘관행적’이라면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전히 비닐 멀칭과 화학비료, 농약에 의존하고, 토종종자에 대한 고민 없이 다국적 종묘사가 판매하는 종자를 무비판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면, 그것이 설령 ‘도시 안’에서 행해진다 하더라도 진정한 의미의 도시농업이라 할 수 없고 그 이유는 도시농업은 도시(근교)라는 공간적 위치 뿐 아니라 그것이 담고 있는 가치와 정신의 구현이 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천안도시농부학교 기획단은 도시농업 1기 활동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콘크리트로 숨막힌 흙을 살려내어 살아있는 생명의 공간으로 만든다. 흙을 살리고 땅을 살린다. 옥상, 베란다, 상자텃밭은 수단이고, 진짜는 흙을 살리는 일이다 ▷소비자-생산자 불이(不二)운동으로 밥상 자급률을 높인다. 가령 김장과 마늘을 자급하는 일이 목표가 될 수 있다 ▷거름 자급으로 내몸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흙으로 순환시킨다. 똥, 오줌, 음식물 퇴비화를 실천하고 생활 전면에서 순환하는 삶의 실천을 도모한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아닌, '저질소 똥색순환'이 진짜다! ▷진정한 유기농업으로 전통농업을 살리고 실천한다. 무비닐, 무동력, 무석유 농사의 실천을 도모한다. 채소중심이 아닌 곡식중심의 농사실천을 궁극적으로 추구한다 ▷토종을 살려 종자를 직접 채종하는 참다운 농사를 실천한다. 종자는 유기농업 및 생태농업의 근본이며 먹을거리 삶의 근본이다 ▷이웃과 함께하는 텃밭공동체를 구현한다. 공동체만이 국가와 시장의 대안이다 ▷시골농부와 연대한다. 생태농업 실습장을 만들고 십시일농(十市一農)운동을 전개한다 ▷국민 모두가 농부가 될 수 있는 그날까지 농(農)의 삶과 가치를 널리 알린다.
기획단 관계자는 “5강으로 구성된 짧은 일정이지만, 1기를 출발로 회기를 거듭할수록 보다 풍요롭게 기획을 확대할 것이며, 다양한 참가자들이 함께 할 것으로 믿는다”며 “1기를 통해 함께 한 도시농부들과 함께 네트워크를 만들어 보다 깊은 고민과 다양한 실천을 전개할 것이”이라고 밝혔다.
천안도시농부학교에 대한 문의는 기획단(김용기☎010-3406-6855)으로 하면된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