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MBC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드라마로 제작

등록일 2002년06월2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민주화 운동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15년 만에 드라마를 통해 되살아난다. 사진은 6월24일 방영되는 MBC 기획특집극 ‘순수청년 박종철’의 장면들. 억울한 젊은 죽음 부활하는 민주화 열정 ‘민주화 원년’으로 불리는 1987년, 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이었던 박종철은 1월14일 서울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연행되어 경찰의 물고문과 전기고문 끝에 하루 만에 사망했다. 당시 “책상을 ‘턱’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어처구니없는 경찰측의 발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4·13 호헌조치와 맞물려 오히려 민주화 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다. 24일 MBC가 방영하는 특집극 ‘순수청년 박종철’은 이처럼 박종철의 죽음부터 6월 민주화 운동까지의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다루고 있다. 그 흔한 추모비조차 세워지지 못한 채 서서히 잊혀져 가고 있던 박종철의 억울한 죽음이 15년 만에 드라마를 통해 기억의 불씨를 되살리게 된 것이다. 제작진은 다큐멘터리적 완성도를 높이고자 박종철의 아버지인 박정기(전 민주화운동 유가족협의회장)에게 당시 정황이나 자료 등을 도움받았고, 당시 사망기록이 조작·은폐됐다고 폭로한 김승훈 신부와 양심선언한 부검의 황적준 등 관계자 10여명을 인터뷰하여 극의 사실감을 높였다. 고문장면 재연은 제작진이 가장 민감하게 고심했던 부분. 제작진은 당시의 내용이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는 공판 기록을 근거로 ‘누가 어디를 잡고 어떻게 물을 먹였는지’까지 그려냈다. 또한 인간 박종철에 대해서 새롭게 조명, 그의 첫사랑 이야기를 비중 있게 다루는 등 투철한 투사가 아닌 매사에 원리원칙을 지키던 평범한 대학생으로서의 면모를 부각시켰다. 드라마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대 내에서 재학생 1백여명을 공개 오디션하며 주인공 캐스팅에 심혈을 기울인 제작진은 사회과학대학 경제학부 2학년생인 최동성을 최종 낙점했다. 최동성은 오디션과 무관하게 당시 학과 기숙사 노조돕기 장터에서 화채를 만들다가 캐스팅 제작팀 눈에 띄어 전격 발탁되었다. 부산출신으로 박종철과 고향과 학교가 같은데다, 드라마 속 소품으로 제작된 안경을 쓰자 외모까지 흡사해 단번에 제작팀을 만족시켰다고. 여느 신세대답게 물들인 노란 머리에 183㎝, 79㎏의 건장한 체격을 갖춘 최동성은 “연기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어 처음에는 안한다고 했으나 제작팀과 이야기하면서 차츰 생각이 달라졌다”면서 “학기말 고사를 앞두고 있어 부담은 갔지만 뜻있는 드라마이고 투자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 생각해 열심히 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지금까지 한번도 드라마 촬영을 허가한 적이 없던 서울대학교측은 이번 특집극을 위해 최초로 교내 촬영을 허가, 박종철이 서울대학교에 입학하여 활동하는 과정과 일부 시위 장면 등을 담아냈다. 드라마를 연출한 이정표 PD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진작에 만들어져야 했던 드라마”라며 아쉬움을 토하면서도 “이제라도 이런 드라마를 방송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 PD는 “지금의 사회는 박종철이라는 이름과 함께 찾아오는 그 시절 최루탄 냄새를 더 이상 추억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드라마를 통해 대중들 가슴속에 여전히 박종철이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간현대/정부경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