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가 재테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는 인터넷, 재테크 책, 언론, 그리고 금융회사이다.
인터넷은 정보의 양이 풍부 하고 신속한 반면 그 근거가 확실치 않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정보가 위험하고 무책임하게 흘러 다닌다. 또한 그 정보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한데, 그 목적은 당연히 금융상품판매나 부동산의 중개로 인한 이익이다.
인터넷에서 재테크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알고 보면 상품판매를 주요 수입원으로 하는 금융회사 종사자들인 경우가 많은데,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재테크 정보를 제공한 후 무료재무상담을 해준다고 광고한다. 사회봉사단체도 아니고 정부에서 고용된 공무원도 아닌 사람들이 무료로 왜 재무상담을 하겠는가?
무료재무상담을 한 후에 금융전문가들은 주로 보험판매를 통해 이익을 남긴다. 금융상품 중에 많은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 보험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보험상품은 금융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하고 일부 투자성보험은 투자 상품으로서의 한계가 명확하다. 보험은 살아가면서 겪게 될 위험에 대한 준비가 원래의 목적이고 그것은 저비용의 보장성보험만으로 충분하다. 금융소비자들은 인터넷에서 떠도는 정보를 좀 더 객관적인 자신의 상황으로 대입해보고 검증해야 한다.
한때 인터넷에서 회원 몇 십만을 자랑하던 주식투자카페의 카페지기가 사기죄로 회원들에게 고소를 당한 사례의 실상은, 주식투자에 실패한 20대 청년인 카페지기가 사람들의 허황된 욕망을 이용하여 거짓 정보로 회원들을 속여 돈을 번 것으로 드러나 다시 한 번 인터넷정보의 한계를 실감하게 했다.
책은 좀 더 깊이 있는 사례나 재테크 정보를 제공하지만 그 깊이로 인해 시차성이 존재한다. 주로 과거에 성공했던 경험이 주요내용인데 그 사례가 지금 현재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주식투자나 부동산투자 등 어떤 특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것은 책을 판매하기 위한 상술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특정시점에 특정 주택으로 돈을 벌었다는 어떤 책은 자신의 발품으로 인한 것과 더불어 그 시점의 호재가 작용한 것이지 자신의 비범한 능력 때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처럼 따라하면 모두 다 투자에서 성공할 것처럼 책을 출간한다. 물론 그 책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책을 쓴 사람이지 책을 읽은 독자들이 아니다.
언론 역시 금융회사나 부동산업계의 마케팅 도구로서의 역할을 외면할 수 없기에 금융회사나 부동산업계의 문제점을 비판하지 못한다.
투자나 재테크에 대한 정보를 가감 없이 금융회사나 부동산업계의 입장에서 전달하는 수준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일부 언론이 인터넷과 책보다는 조금 더 객관적이란 게 위안이다.
재테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마지막 경로인 금융회사를 한번 살펴보자. 먼저 은행을 보면 IMF이후 우리나라의 은행은 공적인 기관으로서의 역할보다 주주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주식회사의 모습으로 본격화되었다.
대출은 담보가 확실한 개인의 주택담보대출이 대부분이고 예금 대신에 카드, 펀드, 보험 등 끊임없이 금융상품을 판매해서 이익을 취한다. 은행은 우리에게 익숙한 원금을 안전하게 만기까지 지켜주는 곳이 아니며 펀드와 보험은 은행의 주요 수입원이 된지 오래다.
문제는 은행데스크의 근본적 한계로 인해 위험한 금융상품인 펀드와 전문적인 설명이 필요한 보험이 충분한 설명과 설득 과정 없이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여러 가지 보완체계가 있다하지만 VIP고객을 제외하면 대다수의 중산층, 서민이 상담하고 구매결정을 하는 데스크는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증권사는 어떠한가? 올해 초 필자에게 재무상담을 받은 60대중반의 고객은 자신에게 7%의 기대수익을 제시한 투자 상품이 주식에 95%를 투자하는 일임형 랩어카운트라는 걸 전혀 알지 못했다. 중요한건 고객은 원금이 보장된다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에 주식시장이 활황을 띄었고, 그 와중에 자문형랩어카운트가 대중화 되면서 랩어카운트가 펀드와 유사한 구조로 이뤄진 상품이라는 점만 부각되고 증시가 하락할 시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것을 증권사의 직원은 주의 깊게 설명해주지 않았다.
증권사의 직원은 처음부터 고객의 은퇴준비자금 1/3에 해당하는 자산을 투자하도록 한 것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보험회사는 어떨까? 복리라는 미끼로, 저금리시대에 투자가 필수라는 환상만으로 투자성보험인 변액보험을 나이나 직업 소득에 관계없이 불충분한 설명으로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 필자가 직접 전화를 받은 M손해보험사의 전화상담원은 마치 저축성보험이 큰 수익을 확정 보장하는 상품처럼 현란한 언어로 필자에게 이야기 했다. 전화상담원의 말대로라면 보험회사의 이익을 고객에게 돌려준다는 느낌을 받기 십상이었을 것이고, 만일 보험을 잘 모르는 금융소비자가 전화를 받았다면 보험에 분명 가입했을 것이다. 고수익을 주는 적금으로 잘못 알고 말이다.
우리는 재테크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에 대한 이해로 그 정보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지를 살펴야 한다. 재테크의 성공은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희망가정경제연구소 조진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