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청 축구단이 감독경질, 내년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사실상 해단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2012년 천안시 예산안에 따르면 천안시는 축구단 출연금으로 10억원(2010년 2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는 천안시의회가 체질개선을 요구하며 지난해 20억원 중 5억원의 예산을 삭감했고 구단이 올해 외부 후원금 확보가 실패하면서 예산을 스스로 절반으로 줄인 것.
시가 축구단 예산을 줄여 책정했지만 천안시의회는 체질개선이 아닌 한발 더 나아가 사업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시청 축구단에 대한 예산 10억 중 5억원을 삭감했다.
천안시의회 총무복지위원회는 지난 19일 2012년 예산안 상임위원회 심사를 개최, 축구단 예산 10억원에 대한 격론이 오갔으며 심사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천안시의회 논의결과 ‘지역 축구계 기여와 시민에게 사랑받지 않는 축구단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결정이었다.
시의회는 남은 5억원의 예산이 시청 축구단의 해단절차를 밟기 위한 비용으로 보고 있다.
예산안 상임위원회 장기수 의원은 “시청 축구단이 태생할 때부터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고 외부 후원금 확보 등과 같은 창단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매년 20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축구단 사무국이 퇴직공무원의 안정된 보직으로 전문성 부재와 더불어 마케팅과 같은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2013년부터 승강제 도입으로 최악의 경우 시청축구단이 천안FC와 한 리그에서 뛰게 된다면 시민에게 혼란을 줄 수밖에 없다”며 “성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민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지역 축구계에 기여할 수 없다면 해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대책 없는 축구단 운영이 원인
현재 천안시청 축구단은 최근 하재훈 감독을 성적부진의 이유로 경질시켰다. 또한 천안시청 선수 20명을 계약만료(1년단위 계약)로 방출시킨 상태다.
천안시 축구단은 새 감독을 영입하기 위해 공모에 들어갔지만 이번 예산삭감으로 성사가 될 지 미지수다. 또한 내년 시즌에 참여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천안시청 축구단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천안시청 축구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천안 시청축구단 홈페이지와 천안시청 게시판에는 서포터즈와 시민들의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천안시청 축구단 팬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아직까지 천안시민 중에 천안시청 축구단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사무국이 팀 창단 4년 동안 홍보는 둘 째 치고 존폐위기, 운영비 삭감 등으로 실망만을 안겨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안구단의 현 행보에 답답한 심정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선수단 구성이 끝나고 훈련에 들어갈 시기인 12월에 하재훈 감독을 해임시키고, 새로운 감독을 공모하는 것은 대책 없는 운영”이라고 지적했다.
천안시청 축구단 서포터즈 ‘제피로스’ 석정술 회장은 “이월된 3억과 5억원의 예산 모두 8억원의 예산으로 선수들 연봉을 무급처리해도 1년 시즌동안 전지훈련비, 식비, 원정경기비 등 운영이 불가능 하다”며 “축구단의 믿고 기다려달라는 말에 회원들을 설득하고자 했지만 오히려 상황이 더 안 좋아 졌다”고 말했다.
석 회장은 “이번 예산 삭감은 사무국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며 “축구단이 해체된다면 어떠한 형태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