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을 겪고 있는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천안시, 헤르메카개발㈜에 따르면 최근 이사회를 열고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토지수용 방식에서 재원조달 방식부담이 덜한 혼용방식으로 개발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 조성사업은 토지계획 수용 및 사용방식으로 토지주에게 일괄적인 보상만 가능했다.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혼용방식은 지주에게 전체 개발면적의 20∼30%를 돌려주는 ‘일부 구획정리’방식으로 헤르메카의 보상금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이에 따라 헤르메카는 자본금 부족으로 인한 보상 지연 압박을 해소하고, 주주로 참여한 건설사 위험부담도 줄이게 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헤르메카는 천안시로부터 사업변경안에 대한 가승인을 얻은 뒤 17일 주주총회에서 이를 결정할 예정이다.
비즈니스파크가 지지부진하고 있는 천안경전철사업과 맞물려 있고 2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천안시 입장에서는 사업 추진을 위해 개발계획 변경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수면위로 떠오른 특혜의혹
사업개발계획 변경이 추진되면서 특혜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 조성사업은 대우건설 등 18개 민간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권을 따낸 뒤 지금까지 경기침체, 참여 주주사들의 자금난 등의 이유로 사업이 지연돼 왔다.
특히 여러 차례 토지보상비 마련을 위해 증자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벽에 부딪혔고 이에 토지주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헤르메카는 지난해 12월 500억원의 자본금을 1000억원으로 증자해 토지보상 계약금을 지급할 예정이었지만 올해 3월까지 두 차례에 걸친 증자 시도가 일부 주주건설사의 불참으로 불발됐다. 또한 산업은행으로부터 1차로 6000억원의 토지수용자금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추진했지만 무산되면서 겉돌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혼용방식의 개발은 개발면적의 일부를 환지방식으로 보상, 토지보상비 부담을 줄여주게된다. 실제 500억원의 증자를 추진했던 헤르메카는 이번 개발계획변경으로 250억원의 증자로도 계약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원인해결 없이 지금까지 사업위험을 이유로 증자에서 발을 뺐던, 주주사들만 손쉽게 대형공사를 따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천안시가 증자에 참여하지 않은 주주사들을 배제하고 이행보증금을 물게 하겠다던 입장이 바뀌었다.
아울러 국제비즈니스파크 조성사업이 원래 사업목적인 비즈니스환경 조성에서 변질, 단순택지개발에 머무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헤르메카는 수용인원을 16000세대에서 3000세대 증가한 1만9000세대로 변경할 계획이다.
헤르메카 관계자는 “증자에 참여하지 않은 주주사들의 배제하고 새로운 기업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절차 등 어려움이 따른다”며 “수용인원 변경은 수요평수가 대형평수에서 중소형으로 바뀜에 따른 것이다. 혼합방식은 사업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방편이지 주주사들의 특혜를 위한 개발계획 변경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천안시 승인이 있은 후 곧바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라며 "환지방식으로 변경되는 토지의 규모는 지주들과 협의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추진 탄력 받을까
혼용방식의 사업개발변경이 곧바로 사업추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토지보상 환지규모, 방식 등 토지주와의 협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토지주들은 헤르메카와 천안시가 토지보상가를 일방적으로 정했다며 재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 조성사업 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양경용, 주민대책위)는 지난 13일 요구안을 천안시와 헤르메카에 전달했다.
요구안 주요 내용은 환지를 원하는 토지주들에 한해 현 업종에 종사하는 용도용지를 환지해 달라는 것과 이주택지 선택권, 감정평가 재실시 등을 담고 있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현 업종의 용지로 환지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이주택지 위치는 토지주들이 원하는 곳에 자리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헤르메카가 일방적으로 통보한 토지보상가격에 동의 할 수 없다”며 “감정평가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는 천안시 부대ㆍ업성ㆍ성성동 일원에 시가화 예정용지 239만㎡와 근린공원 68만2000㎡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곳에는 2017년까지 비즈니스호텔, 컨벤션센터, 국제금융·무역시설, 주상복합시설, 주거단지, 상업 및 근린생활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