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을 겪고 있는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 사업 추진을 위한 방편으로 500억원의 자본증자를 추진했지만 일부 건설사가 자금부담을 호소하며 기간연장을 요구해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이유로 토지보상금 지급 시기가 지연, 토지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500억원 증자 불발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 주관사인 헤르메카개발은 지난 달 16일 이사회를 열고 사업추진을 위해 500억원 증자와 시행사 보유토지 인수를 결의했다. 헤르메카는 빠르면 올해 1/4분기부터 사유지 보상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헤르메카는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기업이 나온다면 협약위반을 적용, 자본금 몰수는 몰론 협약이행보증금을 받고 과감히 사업에서 제외시키기로 한 바 있다. 또한 타 기업을 주주사로 영입한다며 강한 사업 추진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결과는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500억원 증자 청약을 받았지만 일부 건설사들이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약에 참여하지 못한 업체는 기업개선자금(워크아웃)에 들어가 채권단으로부터 자금을 배정받지 못한 기업과 자금사정이 여의치 못한 기업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헤르메카는 지난 28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증자에 참여하지 못한 기업에 대한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이사회 논의 결과 전반적인 부동산시장과 기업 자금사정을 고려해 청약기간을 2개월 늦추기로 했다.
헤르메카 관계자는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기업을 배제시키고 타 기업을 영입한다면 토지보상 시기가 더 늦춰질 것”이라며 "증자기한을 최대 2개월가량 유예기한을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토지주 반발, 새로운 비대위 출범

500억원 증자 불발로 토지보상금을 기대했던 토지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새로운 비대위까지 출범해 토주지와 헤르메카 간 대립각이 첨예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한국기술교육대학교(두정동)에서 토지주 60여명이 모인가운데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 조성사업 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양경용, 주민대책위)가 구성됐다.
이날 주민대책위원회는 잔금 지급 일자를 오는 9월30일로 하며 지급기일을 지키지 못할 경우 지급의 유예기간은 12월31일로 하고 잔금 지급 지연에 따른 이자를 연 15%로, 12월31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계약을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부동산매매계약서의 약관 및 잔금일자 등에 대해 주민대책위와 합의할 것과 개별 토지주들에게도 동일 사업 지구 내 시행사 보유 토지처리를 동일 조건(환지)으로 지급할 것과 일방적인 토지가격결정통보에 대해 무효임을 주장했다.
주민대책위 김홍철 사무국장은 “기존 비상대책위는 토지주 의견을 충분히 헤르메카측에 전달하지 못해 새롭게 주민대책위를 구성하게 됐다”며 “500억 증자가 불발로 끝난 지금 헤르메카는 차일피일 다른 이유로 사업을 지연시켜, 신월지구와 같이 막대한 주민피해를 가져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민대책위 요구에 대해 헤르메카 관계자는 “토지가격은 아산신도시보다 더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며 “토지주들이 원한다면 감정평가를 다시 실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사업지구지정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잔금 일자를 정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답변했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