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순의 가을하늘은 무척 맑았다.
가을의 시작은 높푸른 하늘에서 비롯되고, 깊어가는 가을은 나뭇잎이 알록달록 색깔을 고쳐입는 단풍에서 알려지든가.
6일 카메라를 메고 가을을 찾아 나선 길. 아산 현충사 옆 곡교천변에는 만개한 코스모스가 일대 장관을 이루고, 일부 시민들이 가을하늘과 안성맞춤인 코스모스와 그 향기에 취한 채 사진촬영에 여념없다.
하지만 전국에서도 소문난 은행나무길은 아직 이른 감으로 심호흡만 하고 있을 뿐 노오란 단풍물결은 속으로만 배어놓고 있었다. 발길을 돌려 찾아간 외암리마을은 저만치 가을을 앞서 달리고 있었다.
다양한 색채를 내보이며 가을을 배경으로 한 전시회를 연 듯. 냇가의 구절초가 명확한 색상을 내어놓고, 벼이삭이 영그는 들녘은 황금물결, 돌담의 이름모를 꽃은 가을을 도화지삼아 빨간물감을 내품고, 탐스런 감이 보란 듯이 농가를 향해 유혹의 손길을 내보인다.
가을은 생각보다 깊이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