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MVP 영광, “사랑하는 아내에게 바친다”
지난 14일(일) 정오 무렵 육상경기가 펼쳐지고 있던 천안종합운동장엔 갑자기 탄성이 쏟아졌다.
충남선수로 출전한 마라톤의 이의수 선수를 선두로 천안종합운동장을 향해 마라톤 주자들이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는 장내 아나운서의 안내방송이 있었기 때문이다.
천안종합운동장을 출발 세계적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를 배출한 성거읍을 비롯한 천안시 일원에 마련된 ‘봉달이 마라톤 코스’ 월계관의 첫 주인공 탄생의 순간이기도 했다.
장내방송과 함께 종합운동장에 가장 먼저 들어선 선수는 충남의 이의수 선수였다. 장내로 진입한 이의수 선수는 힘차게 트랙을 돌아 결승 테이프를 끊고 그 자리에 쓰러져 고통에 몸부림쳤다. 허벅지의 심한 근육통을 호소하는 일그러진 그의 얼굴엔 땀과 눈물이 고여 있었다.
“고향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우승하게 돼 기쁘다. 나의 모든 영광을 사랑하는 아내에게 바치겠다”
마라톤 42.195㎞를 완주하고 우승의 영예를 안아 충남에 금메달을 안겨준 이의수(30?국민체육진흥공단)선수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가장 먼저 한 말이었다.
이의수-방선희(29/96년 조선일보 마라톤 우승자, 전 국가대표 출신) 부부는 지난해 5월 결혼한 육상커플.
아산시 송악면 출신인 이의수는 아산 송남중학교 재학시절부터 운동을 시작해 중장거리 선수로 활약해 왔다.
대전체고와 중앙대를 거쳐 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 소속인 이의수는 지난 87년 제16회 전국소년체육대회 2관왕(1천5백m, 3천m)을 시작으로 중?장거리 전국육상대회에서 수없이 많은 입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마라톤 풀코스 우승은 이의수가 육상에 입문한 이래 이번 체전이 처음이다.
특히 지난 9월 황영조 감독과의 불화로 소속팀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을 이탈해 훈련이 충실하지 못했던 점과 사회적 파장을 감안한다면 이번 대회 우승이 이 선수에게는 가장 값진 쾌거였다.
충남도체육회가 충남대표 마라톤 우승 선수에게 지급키로 한 2천만원의 상금과 이번 제82회 전국체육대회 MVP를 차지하는 생애 최고의 날이 됐다.
이의수는 다음달 부산-서울 구간 역전경주대회에 충남대표로 참가하기 위해 다음주부터 개인훈련에 돌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