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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자기연마로 ‘금’ 적중

등록일 2001년10월2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이 영 은 (17·천안여고 2년)“이제 운이 아닌 실력으로 승부할래요!” 지난 13일(토) 제82회 전국체전 사격종목 경기가 열린 충북종합사격장(청원군 내수읍). 16개 시?도 45명 선수가 참가한 여자고등부 공기소총 본선경기 결과가 오전 11시5분 발표됐다. 결선 진출 자격이 부여되는 상위 8명의 선수에 충남은 유일하게 천안여고 이영은양만이 포함됐다. 본선 경기성적은 영은양이 가장 좋았지만 결선에서 쉽게 우승을 장담할 수는 없었다. 영은양과 함께 결선에 오른 다른 시·도 선수들의 실력이 한결같이 쟁쟁한 탓. 국가대표상비군 소속 학생은 물론 종별 선수권 우승자, 월드컵대회 동메달 수상자도 함께 결선에 올랐다. 그러나 4시간 뒤 결선결과가 발표됐을 때 1위에는 영은양의 이름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경기장에 응원 나온 영은양의 부모님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터트렸다. 영은양은 이날 우승은 물론 500.9로 대회신기록도 달성했다. 영은양의 경기를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고 지켜봤던 천안여고 사격부의 감독, 권용봉(41) 교사는 “본선 성적이 좋게 나왔지만 경기경험이 적은 영은이가 우승까지 거머쥘 것이라고는 상상 못했다”며 “결선에서 끝까지 침착하게 방아쇠를 당긴 영은이가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충남에 스물일곱번째 금메달을 안긴 영은양은 온양여중 1학년때 처음 총을 잡았다. 좋아하던 선배의 사격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덜컥 사격부에 가입했다. 고교진학을 앞두고는 “여자가 무슨 사격이냐”라며 한동안 부모님의 만류도 있었다. 하지만 영은양은 개의치 않고 총을 잡았다. “한번 시작한 일인데, 중간에 그만둔다는 것이 탐탁치 않았어요. 시간이 갈수록 사격의 매력이 조금씩 느껴졌거든요. 끝까지 해보자는 오기도 발동했죠.” 사격을 시작한 지 어느덧 5년. 중3때 소년체전 본선에 진출한 것이 영은양이 그동안 거둔 최고 성적.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도 입상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영은양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한 자기연마로 마침내 금 사냥에 성공했다. 이번 전국체전에서 천안여고 사격부는 영은양의 금메달 말고도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수상하는 등 경사가 겹쳤다. 인문계 고등학교로 학력신장에 비중을 쏟다보니 아무래도 사격부 등 운동부에 대한 동문이나 학부모들의 지원은 미약하다. 학교 한켠에 설치된 전용 사격연습장도 시설이 낙후한 실정이지만 사격부는 지난 여름부터 전국체전에 대비, 맹훈련을 해왔다. 사격은 체력 못지않게 고도의 정신집중이 승패를 가름하는 종목. 천안여고 사격부는 선수들의 정신력 강화를 위한 특별훈련으로 야간 담력테스트와 참선수행을 실시했다. 또 경기시간에 맞춰 선수의 능력을 최고조로 배양하기 위해 오전시간에는 일체의 간섭을 배제한 채 훈련에만 몰입했다. 권용봉 감독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선수들이 힘든 훈련을 묵묵히 견뎌내고 따라주어 좋은 결과를 낳았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선수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은양은 “고교 졸업 후 실업팀에 입단, 선수활동을 계속 할 계획”이라며 “실력을 향상시켜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무대에 서 보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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