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줄 왼쪽부터 이상우군, 김찬기군, 김건희양 뒷줄 왼쪽부터 이봉주씨, 이진용씨, 안동만 옹
전 국민의 화합을 기원하는 제82회 전국체육대회의 멋진 개막을 알린 성화 최종 주자는 모두 6명.
‘보스턴의 영웅’ 이봉주(31·삼성전자)를 비롯해 안동만(93·논산시 내동리)옹, 김건희(여?20·공주대 1년)양, 이진용(여·23·호서대 4년)씨, 이상우(16·대천고 3년)군, 그리고 김찬기(10·성정초 3년)군 등 6명.
이들은 저마다 특별한 ‘사연’으로 성화최종주자로 뽑혀 주경기장에서 성화봉송주자들로부터 성화봉을 넘겨받아 성화대에 점화했다.
맨 먼저 성화봉을 잡은 이봉주는 천안이 낳은 세계적 스타. 천안시 성거읍 소우리에서 태어난 이봉주는 당초 고향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서 선수로 뛸 작정이었으나 사정상 성화최종 주자만 맡게 됐다.
25일간 미국 콜로라도 볼더에서 훈련을 마치고 최근 귀국한 이봉주는 “고향에서 성화를 봉송하게 돼 너무 영광스럽다”며 “고향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훈련부족 등 여러 사정 때문에 뛰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봉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두 번째 주자 이상우군은 올 전국소년체전에서 원반과 창던지기에서 2관왕을 차지한 꿈나무로 이봉주에 이어 충남을 빛낼 육상스타로 성장해 달라는 염원이 담긴 선발이었다.
성화최종주자 가운데 가장 특색있는 세 번째 주자는 김찬기군과 안동만옹, 이진용씨 등이 팀을 이뤘다.
1급 지체장애인인 김군은 청소년과 장애인을 대표하고, 함북 길주가 고향인 안옹은 장수와 통일을 의미한다.
안옹은 “젊은 사람들도 많은데 늙은 내게 성화를 맡겨준 것이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충무공의 16대손으로 현충사 경내에서 살고 있는 이진용씨, 우리 민족의 애국애족정신을 상징하기 위해 주자로 뛰었다는 것이 주최측의 설명.
안옹과 이씨는 성화봉을 꽂은 김찬기군의 휠체어를 함께 밀며 트랙을 돌았다.
이들로부터 성화를 건네받아 점화를 한 주인공은 평범한 대학생인 김건희양. 그러나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평범하지만은 않다.
개막식 당일이 생일인 김양은 82년 10월10일생으로 이번 전국체전 횟수(82회)와 대회 개막일(10월10일)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김건희양은 계단을 걸어올라 리프트를 타고 3m 가량 다시 오른 뒤 대회기간 천안종합운동장을 환히 밝힐 성화대에 불씨를 옮겼다.
김양은 “이미 한달전에 최종 점화자로 선정된 사실을 통보받았다”며 “이를 위해 지난 한달간 계단 오르기 등으로 달리기 연습을 해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