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 한낮의 무더위 속에서도 묵묵히 연습에 따라준 어린 학생들, 그리고 인내로 지켜봐준 학부모들께 감사드린다.”
지난 10일(수) 그 어느 도시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던 전국체전 개회식 광경을 성공리에 끝마친 임양택(55?체육담당 장학관)전국체전충남도교육청상황실장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임 실장은 중앙고, 천안교육청 장학사, 목천고 교감으로 천안지역에서 13년간 교육계에 재직한 경험이 있어 천안정서에도 밝다. 특히 이환구(44?충남교육청 평생교육체육학과 장학사) 팀장과 함께 체전을 준비하는 사제지간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관련기사 본보 172호)
지난 3월1일 당진 고대중학교 교장으로 재직중이던 임양택 실장은 전국체전 개회식 사령탑을 맡으며, 난관에 수없이 봉착했다.
개회식 이벤트를 둘러싸고 기관간 업무공조가 원활치 못해 얼굴 붉혔던 일, 일부 학부모가 학생동원을 항의하며 찾아와 설득해 돌려보낸 일, 체전을 불과 한 달 앞두고도 소품제작에 대한 계약조차 못했던 일 등 임 실장은 체전을 준비하던 지난 날들을 되새겼다.
그럴 때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되뇌이며, 상황실 식구들과 함께 하나하나 매듭을 풀어 나간 것이 행사를 순조롭게 마칠 수 있었던 유일한 돌파구였다.
지친 몸을 이끌고 상황실을 빠져나와 밤 10~11시 넘어 귀가하는 것은 보통이다. 자녀들이 모두 출가해 대전시에 부인 이정난(53)씨를 홀로 두고 임시숙소에 머물러야 했던 지난 몇 개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다.
이처럼 힘겹게 준비한 전국체전 개회식이 얄궂은 날씨로 인해 또다시 임 실장의 애를 태우기 시작했다. 그동안 준비해 온 모든 노력들이 한 순간에 수포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조바심은 그를 허탈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다행히 개회식 당일엔 큰 비가 내리지 않아 모든 행사를 순조롭게 마칠 수 있었다.
또한 관람객들의 반응도 좋았다. 임 실장을 아는 동료, 선?후배는 물론 수많은 언론에서 짜임새 있는 개회식 이벤트 행사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무엇보다 임 실장을 감동시킨 것은 개회식날 운동장을 찾아준 부인과 아들, 며느리, 손자였다.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가족들의 한마디가 그동안 누적된 피로를 일순간 씻어 주었다.
“그러나 아직 긴장을 늦출 단계가 아니다. 체전을 모두 마치고 함께 해 온 모든 팀원들과 영광을 나누겠다.”
임 실장은 아직 못다한 일을 생각하고 있다. 체전 백서도 편찬해야 하고, 또 내년 소년체전과 장애인체전도 임 실장과 그 팀원들의 몫이다.
임양택 실장은 또다시 운동장으로 향했다.